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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남자. 강하

악인론 : 오늘부터 착하게 살지 않기로 다짐했다.

by 강하.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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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론' - 손수현 지음

착한사람의 입장에서 읽어내려간 악인론.

 

 '나는 착한 사람이 좋아.' 풋풋했던 고등학교 시절 처음 짝사랑 했던 같은 반 여자애가 이상형을 말했던 적이 있다. 단순히 좋아했던 여자애에게 잘보이고 싶어서였을까 그날 이후 나는 무의식적으로 착한 사람이 되려고 했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는 굳은 일에도 제일 먼저 손을 들어 선생님 말을 잘듣는 학생이었으며, 집에서는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좋은 대학을 목표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들이었다. '악인론' 에서 의미하는 선인과 악인의 개념은 단순히 착한사람, 나쁜사람이 아니지만 그래도 착한사람으로 평생을 살아왔던 나에게 '악인론'은 내 삶의 본질을 흔드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책이었다.

 

 작가가 말하는 '악인'이란 다음과 같다.'

-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사세요. 나는 내 인생을 살테니'라고 뻔뻔하게 말하는 사람.

- 그 때문에 일시적으로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더라도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

- 결국 '닥치고 성공'을 이루어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

 

 나를 포함한 다수가 그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다. 자기 개성이 강해지는 시대이지만 결국 그 개성조차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보여지길 원한다. 나역시 마찬가지다. 남에게 싫은소리를 하지 못해 손해본 적도 많았고, 주목받거나 욕먹기 싫어 다수의 의견에 동조한 적도 있으며, 결국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고 성공하고 싶지만 내 인생은 내가 아닌 짝사랑 했던 여자애, 선생님, 부모님 등타인에 의해 좌지우지된 적이 많았다. 성공하고 싶다. 내 삶의 주인공이 되고싶다. 오늘부터 착하게 살지 않기로 다짐했다.

 

악인의 삶은 불편하다, 그러나 선인의 삶은 불행하다.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몇 달동안 가슴앓이 한 적도 있고,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겼다는 조별과제 팀원의 말에 내 몫 이상의 과제를 한 적도 있다. 그럴때마다 들었던 말은 '넌 정말 착한 친구야.' '오빠는 너무 착한 것 같아요. 감사해요.' 였다. 사실 나는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른 척 해왔던 것 같다. 지금도 의아하지만 학창시절부터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학급 반장을 맡아왔으며,  대학교에서는 학생회, 군대에서는 간부 등 사람들이 모인 집단에서 팔로워보다 리더의 역할을 많이 수행했다. 그간의 경험들을 비춰봤을 때 착한사람은 결코 유능한 리더가 될 수 없다. 착한리더는 집단 속'간섭자'들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다. 다수 앞에 선 한 사람이었기에 강단을 내릴 때도 있어야 했고, 아니다 싶은 것들은 과감하게 쳐낼 수도 있어야 했다. 바보같이 착했던 나는 그러지 못해 많이 힘들었었다. 또 자신을 불행의 울타리 속으로 가둬두었다. 착한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한하지 않으며 무언가에 쏟아낼 수 있는 에너지 역시 한정적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유한한 시간과 에너지를 온전히 내 자신에게 쓰기도 모자란데 나는 여태껏 이 소중한 것들을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이제 더이상 착하게 살지 않기로 다짐한 가장 큰 이유다.

 

 

 이제부터라도 악인으로 거듭나위해 무엇을 바꿔야 할까? 몇 페이지 채 넘기기 전에 답을 찾을수 있었다. 과거부터 어떤 일을 하던간에 완벽하게 하려했던 것 같다 . 몇 줄 안되는 이 글을 쓰는 지금조차 썼다 지웠다를 몇 번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여태까지 나는 완벽을 추구하단기 보다는 실패에 직면하는게 두려웠다. 완벽하게 무언가를 끝내지 못해 타인의 비난을 받는게 두려웠고, 설마 누군가가 이글을 읽고 악플을 달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제서야 깨달았다. 결국 완벽할 수는 없었다는 것을. 일단 게시라도 해보는 행위가 수백번 고민하고도 임시저장함에 담아두는 행위보다 값지다는 것을. 이 글이 게시가 된다면 처음으로 완벽주의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첫 발을 내딛은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싶다.

 

 

악인이 되기 위한 다짐.

 세상에는 수 많은 자기계발서가 존재한다. 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사실 그런 책들을 읽을때마다 쉽게 공감하지 못했다. 그냥 성공한 누군가의 결과론적인 이야기라고 치부하고 책의 내용은 빠른 속도로 머리속에서 잊혀졌다. 앞서 말했듯 '악인론'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분명 호불호가 심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살면서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가치관을 한 순간에 바꿔준 책이다.

 

 두서없이 써내려간 이 글이 책 리뷰인지, 독후감인지, 서평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어제의 나는 이 글을 쓰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고, 설령 썼다 하더라고 누군가가 불편하지 않을까, 혹은 창피하다는 그 바보같은 감정때문에 수많은 고민을 하고 나서도 업로드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오늘부터 착하게 살지 않기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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